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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이직, 3개월 퇴사

11개월 일반사무관리회사 트레이딩 시스템 담당, 3개월 자산운용사 컴플라이언스 담당 이후 퇴사했다. 회사를 다니며 항상 기쁘지도 항상 슬프지도 않았다. 남들처럼 어떨 때는 웃고 어떨 때는 울며 그렇게 회사생활 했다. 칭찬듣고 혼도나고 그렇게 지냈다. 동료들에게 잘하고 싶어서 잘보이고 싶어서 일 잘하는 사원 센스있는 사원이 되고 싶어서 성실하게 회사생활 했다. 항상 출근시간 20분 전에 출근했고 퇴근도 눈치보면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왜 1년도 안되서 이직, 3개월만에 퇴사를 했는지.

 

이직을 한 이유는 당연하지만 조금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함이다. 무엇이 마음에 안들었을까. 일이다. 그 일은 IT의 도움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있었다. 시스템의 기능을 고객보다 먼저 사용했고 관리자 권한으로 고객을 돕는 것. 고객이 어떤 것을 불편하다고 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개선 혹은 방어였다. '핑계대지 말아라'  IT 기술적인 문제로 개발이 어렵다고 고객에게 전달했을 때 들은 말이다. 내가 이런 말을 들으려고 그동안 취준하고 대학다니고 그런건가. 이거하려고 태어났나 하는 의문이 마음속에서 끊이질 않았다. 그래서 이직했다. IT의 도움이 없는 온전히 내가 배운 지식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여

 

컴플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법' 이라는 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몇백조가 있는 법규 안에서 업무를 하기 위해 찾아야 했고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업무와 관련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긴장하여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매일매일 머릿속에 들어오지는 않고 빠져나가기만 하고 할 수 있는 업무는 계속해서 늘어가야 했다. 우울했다. 내가 선택한 길이라서 더 참담했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직무를 알아볼걸. 입사 초기에 공부를 계속해서 할 걸. 3개월 지난 시점에서 이미 궤도를 이탈한 기분이었다. 

 

이전 회사가 떠올랐다. 전화해서 문의를 처리했을 때 고객의 감사하다는 말이 귀에 맴돌았다. 하고 싶은 일을 이제야 찾은 기분이었다.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 나누고 진심으로 그 사람에게 동화되는 내 성격이 강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은행. 고객응대가 있는 금융직종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정해지니 더 이상 회사에 오래 버틸 수 없었다. 길을 빠르게 벗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향해 가고 싶었다. 단기경력자 커리어 ㅈ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어도 들리지 않았다. 어떻게든 사람냄새 나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부모님께 미안했다.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미안했다. 나를 추천해준 선배에게 미안했다. 나를 추천한 친구에게 미안했다. 수없이 사과했다. 나를 위해 힘써주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더 잘 되서 행복하게 직장생활 하는 모습 보여줘서 갚아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우울함은 사라졌다. 이제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가 되기로 했다. 환영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은 존재하는 것일까. 불안하고 또 불안하지만 이제와서 돌이킬 수 없다. 가보자. 가보면 알겠지.